2025/04/10 – 05/23
참여 작가 : 김수정, 이진선














나를 두른 울타리_The Fence Around Me
전시 서문
우리는 관계 속애서 살아간다. 사랑과 친밀함이 주는 따뜻함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지만, 그 울타리는 때로 우리를 가두고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다. 김수정, 이진선 두 작가의 작업을 마주하면 그 치열함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삶 속에서 마주하는 사랑의 순간들은 우리를 감싸고 위로하지만, 동시에 관계의 무게와 억압을 함께 내포한다.
가까운 관계는 힘이 되기도 하고, 나를 한정 짓는 울타리가 되기도 한다. 울타리는 보호와 속박이라는 이중적 의미를 지닌다. 사람들과의 관계가 지속될수록 우리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감정들로 채워지며, 그것이 때로는 풍요로움이 되고, 때로는 무거운 짐이 된다. 사랑은 우리에게 기쁨과 위안을 주지만, 강요가 되기도 한다. 다정한 걱정과 갈망, 때로는 보이지 않는 비명 속에서 우리는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을 함께 선물받는다. 그 선물은 우리를 성장시키기도 하고, 발목을 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
성장기 아이에게 딱 맞던 옷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작아지는 것처럼, 관계 속에서 주어진 역할과 안정감도 어느 순간 우리를 옥죄기 시작한다. 우리는 때로 그 울타리를 벗어나고 싶어 하지만, 동시에 그 안에서 머물기를 원하기도 한다. 행복과 불안, 안정과 억압 사이 끊임없이 흔들린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울타리는 정말 나를 위한 선물일까?
‘나를 두른 울타리’는 이러한 인간 관계의 순간을 담는다. 두 작가는 관계 속에서 스스로를 키워내고, 끊임없이 고민하며 작업을 이어간다. 울타리를 벗어나고 싶어 하면서도 다시 그 안으로 들어가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묻는다. “왜?” 우리는 정말 안전한 울타리 안에 있는가, 혹은 그 울타리로부터 벗어나야만 하는가.
이 작업을 통해 우리는 사랑과 관계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그 속에서 스스로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