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무브먼트
본 인터뷰는 2023년 11월 6일부터 12월 30일까지 진행된 강수빈, 이정동 작가의 《측정 불가 지역》 전시 아티스트 토크 내용을 바탕으로 기록되었습니다.
Q1. 안녕하세요. 먼저 각자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강수빈 : 안녕하세요. 저는 강수빈이고 현재는 공주문화예술촌에 입주해 있습니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했던 작업들을 가지고 왔습니다.
이정동 : 저는 드로잉을 기반으로 회화와 설치 작업을 하고 있는 이정동입니다.
Q2. 감사합니다. 시작하기에 앞서 두 작가분들은 이번 《측정 불가 지역》 전시 제목과 작업에 어떤 연결점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이정동 : 제가 전시 연락을 처음 받고, 제 나름대로 ‘측정 불가’라는 키워드와 제 작업 사이의 연결 지점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는데, 측정할 수 있는 건 뭐고, 없는 건 뭔지를 나름대로 생각해 봤습니다. 저같은 경우, 작업에 앞서서 드로잉을 하는데 사실 이 드로잉이라는 게 미술사에서 어떤 장르로 범주화되어있진 않은 거 같아요.
소마(SOMA)에 가면 드로잉에 대한 정의가 나와 있어요. 거기 따르면 드로잉이란, “개념보다 상상, 완성보다 과정, 결과보다 실험”이라고 해요. 그게 제 작업이랑 너무 와닿더라구요. 그러면 결국 ‘측정할 수 있다’는 거는 어떤 개념 또는 결과 중심이지 않을까? 반대로 ‘측정할 수가 없는 것’은 상상, 실험, 어떤 과정들이겠죠.
이번 전시는 처음 미팅 때 얘기했던 것과 실제 설치 결과물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여러 변경사항이 생겨서 여기 공간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을 하다가 급하게 테이프를 100개를 주문을 했죠. 처음 해보는 방식이라 저도 전혀 예측 못했는데, 개인적으로 그 결과물이 좋더라구요. 그래서 전시 제목과 작업 사이의 연결이 잘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강수빈 : 저는 자기소개하는 란에 항상 ‘현실을 추적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적거든요. 근데 이제 그렇게 추적이라는 워딩을 쓰는 이유가, 돌이켜보니 어떤 시기마다 혹은 경험하는 게 달라질 때마다 제가 파악하는 현실이 조금씩 달라지면서 그게 작업으로 표출이 되고 있더라구요. 저는 이걸 고정되지 않은 무언가를 추적한다는 느낌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처음에 이 전시에 대해서 정확히 파악을 못하고 있다가, 선생님 글을 보고 조금 파악이 됐어요.
생각해보면 제가 파악하는 현실은 무언가 공통의 기준이 있어서 이미지를 소비하고 판단하는 게 아니라, 저만의 기준인 거죠. 근데 모두가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각자의 기준에 따라서 자기 주변의 행실을 파악하고, 또 그걸 작업으로 표출하는 과정과 방식들이 ‘측정 불가 지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좀 들었어요. 그래서 그런 지점에서 (저를) 이렇게 찾아주시지 않았나 이런 생각도 듭니다.
좌 : 강수빈 <약간의 진실 #2>, 우 : 이정동 <표정 >연작 _2023
Q3. 먼저 강수빈 작가님께 질문드릴게요. 작가님께서 거울이라는 소재를 작업으로 가져온 경위를 한번 들어봐야 할 거 같아요. 특히 거울들이 여러 형태로 파편화되고 분절되어 있다는 것이 저한테는 몹시 흥미로운 부분이었는데, 그 앞에 서면 제 신체가 조각나는 느낌이거든요. 혹시 본인의 작업에서 거울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은 무엇일까요? 더불어 여기에 있는 퍼포먼스 기록 영상<작동하는 신체>(2023)가 <MEDIA>연작을 설명하는 중요한 기점일 거 같은데, 영상에 대해서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강수빈 : 저는 현대미술과를 나왔어요. 현대미술과는 되게 여러 가지 매체를 다루거든요. 그래서 사실 저한테는 여러 매체들을 걸 찾아다니는 게 오히려 익숙한 작업 방식이기도 한데, 여러 가지 포맥스나 시트지 같은 것도 써보다가, 거울을 사용해 보게 됐죠.
그때 처음 시작했던 작업이 디지털과 실제 현실 사이의 괴리감에 대한 주제였습니다. 디지털 내에 있는 어떤 정보들이나 사건들이 실제 현실과 너무 다르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죠. 그런 괴리감들을 다들 일상적으로 많이 느끼실 거 같아요. 디지털 속에선 연속되는 현실을 사진이나 텍스트로 쉽게 고정해 버리니까요. 그리고 거울은 실시간으로 이미지를 담으면서도 고정하지 않는 매체라는 생각에, 거울을 처음 사용하게 됐죠.
작업을 만들면서 시점이나 관점과 같은 것들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내가 이렇게 거울 앞에 섰을 때, 원래 내 눈이 보지 못하는 다른 지점이 보이기도 하고, 내가 보고 있는 이 장면을 바로 옆 사람과 공유하지 못하는 그런 지점들이 좀 흥미롭기도 했구요. 그러면서 관점에 대한 생각을 좀 하기 시작했는데요. 그래서 거울 속에 비치는 신체 움직임을 기록하는 퍼포먼스 영상 작업을 하게 됐습니다. <작동하는 신체>(2023)라는 제목의 작업이에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거울 앞에 섰을 때 옆 사람과 내가 보고 있는 장면은 서로 다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퍼포머와 소통하기가 너무 힘든 거에요. 나는 이런 움직임을 만들고 싶은데 저 친구가 보는 움직임은 다른 모양이잖아요. 그래서 어떤 공통의 화면이 필요하겠구나 싶어서 카메라를 거울 앞에 설치를 했어요. 그런데 카메라 화면을 통해서 서로 소통을 하는데, 그게 되게 이상한 거예요. 카메라 렌즈의 시선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고, 내가 어떤 작업을 하고자 능동적으로 지시를 하지만, 사실 그건 내 시선이 아니라 카메라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판단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시선, 사람의 움직임과 능동성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이 작업의 제목을 ‘작동하는 신체’라고 붙이게 됐어요. 그러면서 <MEDIA>(2022-2023) 시리즈의 의미가 완성이 됐던 것 같아요.
Q4. 다음은 이정동 작가님께 질문 드릴게요. 기원으로 돌아가서, 작가님이 비닐과 같은 소재를 사용하고, 선을 그리는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해요. 비닐의 투명함이나 중첩되는 이미지 레이어들이 작업에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사라진 형태들>시리즈를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이정동: 저는 사실 손으로 그리는 것보다 컴퓨터로 그리는 게 훨씬 편하고 빨라요. 그런데 작업 하다가 렌더링을 걸면 시간이 무척 오래 걸리죠. 그래서 계속 컴퓨터를 켜두게 되는데, 한 번씩 에러가 생깁니다. 에러가 생기면 모니터에 아무것도 없이 선들만 남아있는 이미지가 떠올라요. 그 이미지가 저한테 어떤 씨앗이 되었던 거죠. 그래서 그 이미지를 손에 잡혔던 비닐에 무작정 베끼기 시작했고, 이걸 이어나가다 보니 자연스레 점점 사이즈가 커졌어요. 그러면서 스스로 질문을 던졌죠. 좋아서 하고 있긴 한데, ‘왜 하는 거야?’ 이 질문은 사실 이 작업을 시작하면서 제가 십년 째 스스로에게 계속 묻고 있는 질문입니다. 아직 정확하게 답을 못 내리겠더라고요.
2019년 홍티아트센터 레지던시에 있을 때, 외국 미술관에서 전시를 볼 기회가 있었는데, 마침 전시 주제가 타투였습니다. 그중에서도 태국의 타투가 저한테 너무 인상 깊었어요. 우리나라에선 타투는 어떤 개성이나 자기 표현을 하는 방식이잖아요. 그런데 그 전시에서 봤던 태국의 타투는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서 하는 일종의 의식이었습니다. 그걸 보고 제가 하고 있는 작업과 맥락이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죠. 비닐은 우리가 일상에서 무언가를 포장하거나, 보호해야 할 때 씁니다. 그리고 그 특성상 내용물이 보여야 할 필요가 있으니까, 투명한 편이죠. 그걸 불투명으로 바꾸면 어떨까 싶었어요. 투명한 비닐을 계속 겹쳐서 불투명하게. 어떻게 보면 레이어가 여러겹 겹쳐져 있는 상태가 하나의 ‘사라진 형태들’이 될 수 있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저 작품이 아니라 저 안에 들어가 있는 사람이에요. 사람이 저 안에 들어가면서, 선과 섞이며 그 형태가 사라지는 거죠.
저는 주로 책에서 영감을 많이 받아요. 읽은 책 중에 『약한 연결』(아즈마 히로키 저)이라는 책이 있어요. 일본에서 철학을 전공하신 분이 쓰신 건데, 책 내용 중에서 이런 이야기가 있어요. 저자가 어떤 지역에 여행을 가서 우연히 일본 문화를 홍보하는 관을 보고 구경을 했는데, 거기서 나열된 일본 풍의 이미지들을 보고 웃음이 터졌답니다. 기획자가 일본을 한 번도 와보지 않고, 인터넷으로 검색된 이미지들을 짜집기해서 만들었던거죠. 약국, 병원, 슈퍼마켓 이런 간판들이 하나도 안 맞는 거야. 근데 오히려 작가 본인은 거기서 엄청난 흥미와 환상을 느꼈다고 해요. 만약 제대로 아는 사람이 그걸 만들었다면 그런 상상이나 재미가 안나왔으리라는 거죠.
어떤 직관적이고 정확한 단어를 넣어서 얻어진 검색 결과물보다 오타가 들어간 게 재미있고, 오히려 직접적으로 이렇게 연결돼 있는 것보다도 약간 어설프지만 약하게 연결돼 있는 게 오히려 더 많은 상상을 끌어내지 않나. 제 작업에서도 투명을 어떤 직관성으로 본다면, 반대로 불투명을 통해서 더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저 안에 뭐가 있을까하는 궁금증들이 생기니까요. 그래서 이런 불투명한 레이어들을 강조했던 것 같아요.
이정동 <사라진 형태들>_테이프, 비닐, 네임펜_2023
Q5. 강수빈 작가의 위층에 있는 <매일의 가장 가운데>(2023) 연작을 흥미롭게 봤는데, 이 작업 아이디어를 구상하게 된 계기가 조금 궁금하네요. 작업 구상에서 중점을 두시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강수빈 : 그러니까 <MEDIA> 시리즈를 작년 5월 쯤에 만들고 전시를 하는 과정에서 뭔가 설명을 잘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뭔가 텍스트에 담기지 않는 얘기들이 있는데, 그게 너무 파편적이어서, 떠오르지 않았죠. 그러던 와중에 『거울의 역사』라는 책을 읽게 됐는데, 그 책에서는 거울이 역사적으로 거짓, 허상과 연관된다고 말하고 있었죠. 저는 현실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거울이라는 매체를 가져왔던 건데, 제가 말하려고 하는 것과 반대 얘기라서 혼란스러웠어요. 내가 좀 틀린 건가 이런 생각도 좀 하게 되고, 뭐 제가 이 세상에 모든 지식을 알 정확하게 알 수는 없으니까.
이런 고민들을 하면서 <매일 가장의 가운데> 작업 구상이 시작됐습니다. 이건 약 100일 정도의 시간 동안 매일, 측정 도구 없이 눈대중으로 거울의 한 가운데에 동그라미를 계속 그리는 작업이에요. 눈으로 잰다는 게 사실 정확할 수가 없잖아요. 매일 조금씩 변화하는 위치들이 눈으로 보이죠. 그러면서 내가 추구 했던 정확함이란 게 뭔지 고민해볼 수 있었어요. 제 작업 포트폴리오에서 이 시리즈들은 좀 결이 다른 편이에요. 작은 스케일에 스펙타클이 있진 않지만, 제게는 중요한 기점이었고, 시기적으로 너무 필요한 작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척 절실한 마음으로 작업을 했던 것 같아요.
저는 작업 구상에서 두 가지 방향을 잡고 있어요. <매일의 가장 가운데>처럼 지금 내게 필요한 작업을 하는 것, 그리고 다른 한편에서는 거울이라는 재료를 한번 시작한 이상, 이 흐름이나 사유를 이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지금은 거울의 반사면을 지우는 식으로 새로운 시도들을 하고 있어요. 이걸 내년까지는 이어서 해보고 싶습니다.
강수빈 <매일의 가장 가운데> 연작_2023
Q6. 이정동 작가님은 이번 전시 설치를 하시면서 선과 선 사이의 틈을 중요하게 생각하셨는데, 그래서인지 작업을 응시하고 있으면 벽과 천장에 얼키고설킨 선들 자체보다, 선에 의해 오려지는 공간 자체가 작업이 되는 듯한 기묘한 감각이 생깁니다. 작가님이 전시를 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들을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정동 : 데이비드 봄이라는 물리학자가 <봄의 창의성>이란 책에서 얘기한 건데, 자신만의 개인적인 질서가 만들어지면 그게 그 사람의 창의성이라고 해요. 우리가 여기 모여 있는 것도 어떻게 보면 하나의 질서라고 할 수 있듯이, 그 질서가 고착화하게 되면 그게 창의성이라는 거죠.
작업에서 선들이 계속 교차되면 어떤 하나의 빈 공간이 생깁니다. 그 공간을 보면 다른 세계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제가 선을 그리는 행위는 결국 시뮬레이션으로 내가 살아있음을 현실화하는 그런 과정이고, 그렇게 만개되는 공간을 다차원적으로 느껴볼 수 있는, 그런 어떠한 창이 되길 바랍니다. 그래서 제가 선만 보지 마시고 공간을 봐달라고 많이 어필을 했죠. 왜냐하면, (관객들이) 다 선만 보고 가시니까, 제 나름대로 제 의도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강수빈 : 작가님이 답변하시는 걸 듣고 있으니, 제 생각과 유사한 부분이 많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 신기해요. 사실 이렇게 전시를 같이 하지만 작업 얘기를 직접 하기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듣다 보니까, 표현 방식은 엄청 다른데 어떤 부분은 비슷하다 싶네요.
Q7. 아까 강수빈 작가님은 앞으로도 거울 작업을 계속 발전시키고 싶다고 하셨는데, 그 이외에도 관심을 두고 있는 다른 작업 매체나 전시 형태가 있을까요?
강수빈 : 어떤 물질을 다루는 게 사실 그냥 무턱대고 할 게 아니고, 작업과 만나는 지점이 생겨야하는 건데, 지금 당장 내년은 퍼포먼스 작업을 계속 더 이어서 하고 싶은 생각이에요. 지금은 아까도 설명 드렸던 <작동하는 신체> 영상을 찍으면서 새롭게 발견한 것들이 있기 때문에, 퍼포머와 협업을 통해 좀 더 노골적으로 수동적인 신체를 더 드러내는 방향으로 발전 시키고 싶습니다.
그리고 거울에 대한 사유를 기록하는 아카이빙 작업을 계속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뭔가 이게 작업이란 결과가 남긴 하지만, 그 사이사이에 있는 생각들이 계속 날아간다는 생각도 많이 들어서 그것들을 잘 기록하는 아카이빙이나, 혹은 그런 아카이빙을 더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전시를 재미있게 풀어보고 싶습니다.
Q8. 마지막으로 두 분은 관객이 본인의 작품을 마주했을 때, 어떤 체험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작업에 담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강수빈 : 여기 <MEDIA> 시리즈는 이전까지 사람의 얼굴 시선과 같은 높이로 설치를 했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오히려 보기 어려운 형태로 설치를 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관객이) 몸을 앉았다 일어나거나, 쭈그려 앉아서 걸어보는 등 평소에 하지 않는 움직임을 통해서 작품을 감상하면 어떨까 싶어요.
제 작업에서 신체에 대한 반영이 주가 되기 때문에 이렇게 보기 어려운 설치 형식이 있으면, 그 신체를 움직이면서 느껴지는 어떤, 발 딛고 있는 있다는 감각? 그런 것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관객이 느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물론 제가 원하는 만큼의 어떤 적극적인 움직임들을 관객들한테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냥 바램입니다. 그렇게 좀 더 적극적으로 봐주시길 바라는 바램이 있어요.
이정동 : 제가 졸업전이라고 해서, 인사동에 있는 인사 아트 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했어요. 거기서 일주일 동안 화장실을 갈 때 빼고는 항상 공간을 지키고 있었죠. 그러면서 인상 깊었던 경험이 있었는데, 중학생 정도 되어보이는 친구가 전시장을 찾아와서 한 시간을 있다가 갔어요. 그리고 그 다음날 또 한 시간을 있다가 가고, 3일 째에 또 와서 질문을 해도 돼요? 이렇게 물어보더군요. 뭐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 뭐 물어보라고 했죠.
첫날은 바다가 보였다고 해요. 둘째날은 나무가 보였고, 셋째날은 사람이 보이더래요. 지금 5층에서 본인 아빠가 전시를 하는데, 저희 아빠보다 나은 거 같다. (웃음) 그래서 제가 물었죠. “지금 몇 살이야?” 이러니까 중학교 1학년이래요. 그래서 말을 했어요. “네가 본 게 맞아. 사실 뭔가를 이렇게 구체적으로 ‘난 이걸 그릴 거야’ 하고 그리는 건 아니야. 그러니까 제가 처음에 얘기한 것처럼 완성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떠한 개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뭐 어떠한 결과물이 있는 것도 아니야. 나도 그렇게 너처럼 똑같은 생각을 해.” 그리고 뭔가 리얼함이 느껴지지 않냐고, 제가 물어봤더니 자기는 살아있는 걸 느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맛있는 것도 사주고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사람들이 전시를 보러 오시면, 좋은 글을 남기시는 분도 계시지만 안 좋은 글 남기는 분도 계시죠. 제가 생각하고 있는 거랑 전혀 다르게 해석 하시기도 하고, 저는 어떻게 보면 그것 또한 정답이라고 보거든요. 그래서 제 생각에는 어떤 결과로만 이렇게 남는 것보다 보다 다양하게 상상으로 이어갈 수 있는 전시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어린 아이들이 와서 뛰어놀아도 좋을 거 같네요. 전시장에 애들이 오면 제가 제일 많이 듣는 게, “이거 나도 그린다고” (웃음) 그 얘기를 제일 많이 듣거든요. 제 딸은 제 생일날 선물로 뭐 주는지 아세요? 네임펜. “아빠 이거 좋아하지?” 하면서 (웃음)
지금은 작업을 좀 다양하게 하고 있지만, 그때 (중학생) 꼬마가 생각했던 게 제가 바라는 정답이지 않나 싶습니다.
– 두 분 모두 인터뷰 감사합니다.
인터뷰 진행 및 정리 : 이지원 큐레이터
강수빈
개인전
2023 헐거운 전시, 바이노웨어, 광주
단체전
2023 수평적 공존, 서리풀청년아트갤러리, 서울, 그룹전
2023 별도의기획전 <반영하는 물질>, 옥상팩토리, 서울, 그룹전
2022 불소리에, 불타거나, 산경물산, 서울, 그룹전
2022 NYAM Project <2022 노원 영 아티스트맵>, 서울, 그룹전
2022 반사된 시야 l 풍경 속 거울, 공간 독립, 대구, 2인전
2022 여성예술인을 위한 기술워크숍 연계전시 <연결목록>, 영주맨션, 부산, 그룹전
2022 부평 영아티스트 6기 선정작가전 <Perennial inspiration>, 부평아트센터, 부평
2022 모호한 듯, 밀접한 듯, 섞인 듯, 해체된 듯, 오분의 일, 광명, 2인전
2022 완결된 해체된, 옥상팩토리, 서울 , 2인전
2021 11기 입주작가 성과보고전 <유연한 히스테리아>. 대구예술발전소, 대구
2021 모던타임즈 : 근대역사 예술을 만나다, 대구예술발전소, 대구
2021 원만한 관계展, 범어아트스트리트, 대구
2020 What makes us human? – In context, 서울여자대학교 박물관 바롬갤러리, 서울
레지던시
2023 공주문화예술촌 7기 입주작가
2021 대구예술발전소 11기 입주작가
이정동
개인전
2023 “깊은 모서리” 관훈갤러리 _ 서울
2021 “사라진 형태들” 오픈스페이스 배_부산
2019 “시간의 교점” 홍티아트센터_부산
2018 “과정의 언어” 관훈갤러리 기획_서울
2016 “반투명한 서술/Translucent Narrative” 관훈갤러리 기획_서울
2015 into drawing 27 “증/층 Multiplication/Layering” 소마미술관_서울
2015 “이미지와 환상” 가나인사아트센터_서울
2015 “디지털 시대의 감성” 소민아트센터 기획_부산
2014 “허공” 소민아트센터 기획_부산
단체전
2021 사라지다.살아지다. 홍티아트센터 기획전_부산
2021 굳세어라 금순아 오픈스페이스배_부산
2020 아트프라이즈강남 쇼케이스 코엑스_서울
2019 Rainbow-wire F1963_부산
2019 아트프라이즈강남 강남 가구거리_서울
2019 숨은꽃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_김해
2018 Into the Woods baahng gallery_Asia Week New York
2018 “취향의 저울”전 수림문화재단_서울
2016 SUMMER HIGHLIGHTS 관훈갤러리 5인전_서울
2016 “인사이드 드로잉” 일우스페이스_서울
2015 “무심” 소마미술관_서울
2014 “에포케/EPOCHE” 키미아트_ 서울
레지던시
2019 홍티아트센터 입주작가